
부부강간, 결혼했다고 동의가 되는 건 아닙니다
처벌·요건·대응 흐름을 한 번에 정리
같이 사는 관계일수록 신고를 망설이기 쉽지만, 법은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동의 없는 성적 행위'를 엄격하게 봅니다. 다만 무엇이 증거가 되고, 어떤 절차로 흘러가는지 미리 알면 훨씬 덜 불안하실 수 있습니다.
혼인 관계라도 성관계는 '요구'나 '의무'가 아니라, 매 순간의 동의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부부강간을 둘러싼 법적 쟁점을 가능한 한 사실 중심으로 풀어드리겠습니다.
부부강간이란? 핵심은 "혼인"이 아니라 "동의"입니다
일상에서 말하는 부부강간은 법률상 별도의 죄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배우자 사이에서 폭행·협박 등으로 상대방 의사에 반해 성관계를 강요한 경우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쓰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혼인 여부가 강간죄 성립을 막는 '면죄부'가 되지 않으며, 사건의 정황에 따라 형법상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 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자주 듣는 말(하지만 위험한 오해)
"부부인데 그럴 수도 있지", "결혼했으니 거부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 같은 인식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성적 자기결정권은 혼인으로 포기되는 권리가 아니고, '싫다'는 표현이 있었다면 그 자체가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수사·재판에서 실제로 보는 포인트
동의가 있었는지, 거부 의사가 어떻게 드러났는지, 폭행·협박으로 항거가 곤란했는지, 직후 행동과 기록이 무엇인지가 중심입니다. 같은 집, 같은 침실이라는 사정만으로 판단이 단순해지지 않습니다.
처벌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적용 법령과 법정형 정리
부부강간이라는 표현이 쓰이더라도, 실제 처벌은 형법의 개별 조항으로 판단됩니다. 대표적으로 강간(형법 제297조), 유사강간(제297조의2), 강제추행(제298조), 준강간(제299조) 등이 검토되며, 상해·사망 등 결과가 결합되면 가중 처벌 규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 구분 | 적용 법령(예시) | 법정형(원칙) |
|---|---|---|
| 강간·유사강간·준강간 | 형법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9조 | 강간 등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준강간도 동일한 수준으로 규정) |
| 강제추행 | 형법 제298조 |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백만원 이하의 벌금 |
| 강간치상·치사 | 형법 제301조 | 상해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 사망은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
중요한 점은 "부부라서 처벌이 약해진다"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동거 환경, 반복성, 통제·위협의 맥락 등은 사건의 심각성을 판단하는 요소가 될 수 있어, 초기에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성립 여부를 가르는 3가지 판단 요소
수사기관과 법원은 한 가지 사정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당시 상황을 촘촘히 맞춰봅니다. 특히 부부강간은 "집 안에서 벌어진 일"이기 쉬워 정황의 연결이 핵심이 됩니다.
- 동의(Consent)명시적·묵시적 동의가 있었는지, 거부 의사가 말·행동으로 드러났는지, 중간에 의사가 바뀌었는지까지 포함해 살핍니다.
- 폭행·협박과 항거 곤란단순한 말다툼인지, 신체적 제압이나 위협으로 저항이 어려웠는지, 공포를 유발했는지가 중요합니다.
- 상태와 정황(수면·음주·질병 등)의식이 저하되어 판단·저항이 어려웠다면 준강간 등도 검토됩니다. 직후 도움 요청, 진료 기록, 메시지 내용 등이 정황을 보강할 수 있습니다.
지금 겪는 일이 "설명하기 애매해서" 더 괴롭습니다.
안전이 최우선이니 긴급하면 112, 상담이 필요하시면 1366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실 수 있습니다.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현실적인 정리
부부강간 사건은 감정과 생활이 얽혀 있어, 법률 문제인데도 '가정 문제'로 축소되기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대응은 감정보다 안전과 기록 중심으로 잡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피해를 입으신 분: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최소한
우선은 안전 확보가 먼저입니다.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위험하다고 느껴지면 분리된 장소로 이동하고, 가능한 빨리 112 신고 또는 주변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셔서 '직후 정황'이 남도록 하세요. 이후 병원 진료(상해, 통증, 불안 증상 포함)와 상담 기록, 당시의 문자·통화·메신저, 집 안 상황 사진 등은 사건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경우: 말 한마디가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은 마음이 커도, 상대방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사과를 강요하는 행동은 2차 피해로 해석될 위험이 있습니다. 조사에서는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동의가 어떤 맥락에서 형성되었는지 구체성이 필요합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맞춰 말하면 신빙성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객관 자료를 중심으로 정리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혼·양육과 함께 갈 때: 절차가 섞이지 않게 관리하세요
형사절차와 가사절차는 별개로 진행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동시에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진술의 일관성과 자료의 시간순 정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사건 이후의 대화 내용이나 분리 거주 시점, 아이 양육 관련 합의가 있었다면 그 경위를 시간대로 정리해 두셔야 서로 모순되는 주장으로 비치지 않습니다.
부부강간 관련 FAQ
"싫다"고 말하지 못했는데도 문제가 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공포, 위력, 관계의 힘의 차이 때문에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법원은 당시 상황 전체를 봅니다. 다만 사건 직후의 정황(도움 요청, 회피 행동, 메시지 내용 등)을 가능한 범위에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혼 생활 중 반복되었다면 더 불리하게 보나요?
반복성은 죄질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단일 사건인지, 지속적인 통제·위협 속에서 반복되었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니, 날짜·상황·직후 반응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합의하면 처벌이 없어지나요?
성범죄는 사건의 유형에 따라 합의의 영향이 다르게 작용합니다. 합의가 양형에 참작될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반드시 처벌이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무리한 합의 시도는 2차 피해나 증거인멸 의심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증거가 없으면 결국 진술 싸움인가요?
직접증거가 부족한 사건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진술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통화기록, 위치·이동 동선, CCTV, 진료기록,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 112 신고 이력 등 정황증거가 층층이 쌓이면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아이 앞에서 일어난 일도 고려되나요?
사건 자체의 성립 판단과는 별개로, 가정 내 안전과 보호 필요성(분리, 접근 제한 등)을 검토할 때 중요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심리적 안전까지 함께 고려해, 즉시 분리와 보호 조치를 우선순위로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